수술비용 2배 격차 ... '엿장수 맘'
본지가 서울과 지방의 주요 병원을 대형과 중소형으로 구분해 취재한 결과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은 무릎 양쪽을 모두 인공관절로 대체했을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수술비용만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이는 물론 단순한 수술비용만을 의미하며,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다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병원간 수술비용(환자부담금)에는 큰 격차가 없었다.
하지만 2차병원은 달랐다.
양쪽 기준, 서울 강남의 K병원은 수술비용만 700만원~750만원에 달했으며, 서울 종로구 S병원은 650만원 정도였다. 또 서울 은평구의 C병원은 550만원이었다.
반면 서울 은평구 B병원은 양쪽 수술비용이 450만원에 그쳤다. 물론 한쪽만 수술할 경우에는 그 절반 수준이다.
지방의 경우는 대체로 서울보다는 저렴했으나 역시 비용차가 발생했다. 전라북도 전주시 소재 A병원은 양쪽 무릎을 인공관절로 대체할 경우 수술비용만 400만원이었으나 같은 전주시 소재 B병원은 350만원이라고 밝혔다.
시쳇말로 ‘부르는 게 값’이고 ‘엿장수 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10여년 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한 할머니(83)는 “동네병원에서 당시 300만원인가 주고 양쪽 무릎을 수술했는데 지금까지 문제없이 잘 쓰고 있다”며 “서울 강남에서 수술을 받으려다 비용이 너무 비싸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됐다. 싸게 했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2차병원에서 최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한 할머니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중소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또다른 할머니(78)는 “입원 전에 여러병원을 다녔는데, 어떤 병원은 양쪽 무릎을 수술하는데 수술비만 700만원, 어떤 대학병원은 1000만원 넘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며
“주변에 수술받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고가 수술을 받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해서 지금의 병원을 찾아왔다. 여기 있는 환자들이 이 병원 잘왔다고 하더라.
맘이 놓인다“고 말했다.
결국 고가의 수술을 받고도 통증 등으로 불편을 겪는 이중고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환자나 그 가족들이 꼼꼼히 따져보고 본인에게 적합한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환자와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은 미국산 오리지널 인공관절을 사용하면서도 인근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환자부담금을 받고 있었다.
이병원의 한 관계자(정형외과 의사)는 “한때 국산 제품을 사용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지금은 다시 미국에서 수입했던 오리지널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어떤 제품을 쓰고 얼마의 수술비용을 받느냐는 해당 병원이나 의사가 결정할 문제여서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공동간병을 시행함으로써, 환자들이 부담하는 간병인 비용도 1일 3만5000원에 그치고 있다. 1인 간병인 서비스를 받을 경우 1일 8~9만원에 달하는 환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경우, 수술비만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수술비용 외에도 입원기간, 병실의 종류, 간병비, 수술후 보조기 사용여부, 철분제 사용여부, 각종 치료재료 사용여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검사의 종류와 범위 등에 따라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히 병원측이 제시하는 초기 수술비용만을 믿고 덜컥 수술을 할 경우 예상에 없던 수술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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